


그럴까요. 저 하늘 너머 아득한 곳까지.


PRAY

프레이
세라핌 · 153cm · 12월 31일생 · 프랑스


축복
< 안개 >
대상을 목표로 할 필요조차 없었다. 원하는 곳에, 원하는 만큼의 안개를 만들어 낼 수 있었으니. 물론 범위가 넓어질수록 안개의 농도는 옅었다. 하지만 그 말은 곧, 범위가 좁다면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자욱한 안개의 생성이 가능하다는 소리였다.
< 바람 >
가장 자주 사용하는 축복답게, 변화는 가장 빨리 찾아왔다. 이전에 불어오는 바람이 미미한 바람, 고작해야 머리를 말리고 낙엽을 쓸어모으는 정도의 힘이었다면, 지금의 프레이는 이 축복으로 체구가 작은 사람 한두명 쯤은 가뿐히 휘청거리게 할, 밀어낼 자신이 있었다. 물론 한번에 강한 축복을 사용하는 것이었으니 부작용 쯤은 있었다. 그 날은 축복을 사용하더라도 잠에 들 수 없었고, 큰 힘을 쓴 반동으로 전신에 통증이 밀려와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워야만 했다.
< 드리머(Dreamer) >
그저 바라는 꿈을 꾸게 해주는 것 뿐이라 생각했던 능력은 예상 외의 쓸모를 발휘했다. 악몽이 시작되었던 이래로 편히 잠들 날 없을거라 생각하며 습관처럼 스스로에게 축복을 사용하고 잠자리에 든 날, 아주 편안한 숙면을 취했더랬지. 우연이라 생각했으나 그 이후로도 여러 번 같은 일이 일어났고, 그제서야 확신 할 수 있었다. 발전한 이 축복은 단순히 행복한 꿈을 꾸게 해주는 것 만이 아니라, 꿈을 꾸기 위한 전 단계인 수면까지도 도와주는 능력이라고.
그 뿐 아니라, 일정한 확률로 그는 꿈속에서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루어 낼 수 있었다. 흔히 말하는 자각몽 이라는 것일까. 마치 신이 된 것 처럼.
하지만 그 능력도 만능은 아니었겠지. 꿈에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지만, 이론상으로 자각몽은 수면 중 사용자의 정신을 깨워 꿈속을 탐험할 수 있게 하는 능력. 그만큼 정신력의 소모 또한 극심한 것이었고, 잠을 자도 잔 것이 아니었다. 게다가 스스로의 의지로 자각몽을 꾸게 되는것도 아니었고 말이지. 이렇게 차곡차곡 쌓이는 피로는 아무런 축복도 사용하지 않은 채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만 풀리는데다, 장시간 꿈속에 머물렀다 나왔을 경우에는 종종 짧은 환각 증세를 보이고는 했다.
성격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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…원하시는게 있으십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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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는 여전히 자신보다는 타인의 기분과 평가가 우선이었다. 원래도 바라는 것을 잘 표현하지 않는 편이기는 했으나, 최근들어 자신의 입으로 무언가를 한다는 의지 표명을 하는 일이 줄어들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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좋지 않은 일이라도 있었는지, 아니면 단순히 수면이 부족해서 였는지 몰라도 어쨌든 눈에 띄게 피곤하고 음울해진 모습이었다. 스스로는 티를 내지 않는다 생각 하겠지만, 거짓말을 잘 하거나 기분을 숨기는데 능숙하지 못한 탓에 다른 사람들은 프레이의 상태에 대하여 대충은 알고 있는 듯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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옳고 그름의 구분이 더욱 명확해졌다. 자신의 주관적인 의견이 아니라, 책에 적힌 활자로서의 기준으로. 좋게 보면 정직해서 좋은거였고, 나쁘게 말하자면 자의가 없는 것 처럼 규칙만에 의존하는 것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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뭐… 여전히 프레이기는 했지. 아무리 큰 일이 일어났더라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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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타사항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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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족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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원래도 언급을 하지 않는 편이었지만, 2년쯤 전 부터 가족에 대한 이야기나 나온다면 의도적으로 말을 돌렸다. 타인이 바라는 것은 거절하지 않는 편이었기에 캐묻는다면 말해주지 못할 것도 없었지만, 스스로가 먼저 이야기를 꺼내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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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랑하지 않았나? 그런줄로만 알았는데, 그건 또 아니었다. 그러니까, 프레이가 이상해지기 시작했던 시점이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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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래. 언젠가, 집에서 온 편지를 받았던 적이 있다고 했었다. 분명 별 내용이 아닐거라며 몇 달을 뜯지도 않고 책상 한 켠에 모셔두다가, 어느 날은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밀랍으로 밀봉 되어있던 편지를 펼쳐 고이 접힌 편지를 열어봤더랬지. 그래. 아마 그 때 부터 이상해졌던 것 같기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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몇 달은 결코 적은 시간이 아니었다. 오히려 길었지. 하물며 편지의 내용이 아버지가 쓰러졌다는 내용이었고, 그 이후로 단 한통의 편지도 도착하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하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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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지지 않았던 것의 부재로 슬퍼할 수 있을리 없었다. 그것이야말로 오만이었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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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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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전히… 그것을 원한다 말은 했다.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스스로에게도 확신이 없었기에, 노력하는 것은 그만 두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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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차피 노력한다 해서 될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. 알고 있었지만 외면했을 뿐이었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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원하는 것이 무엇인지, 그것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, 정말로 내가 원하는 것이 이게 맞는지. 그 무엇도 확신 할 수 없었다. 모든게 혼란스러울 뿐이었고, 자신조차도 믿을 수 없었다. 그런 상황에서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. 그저 타인의 평가만이 옳은 것이었고, 믿고 의존 할 수 있는 것이었겠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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키크기 체조? 진작에 그만둔지 오래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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본인은 아니라고 했지만… 물보다 커피를 더 자주 마시는 모습을 보면 어떻게도 부정 할 수 없는 카페인 중독이었다.



